COPPER FOIL INDUSTRY HISTORY 2021–2026
AI 때문에 동박은 다시 뜨는데… 왜 아직 적자인 기업이 많을까?
전기차 판매는 다시 늘고 있고,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용 고사양 동박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내 주요 동박 기업의 손익계산서에는 여전히 적자가 남아 있습니다. 이 모순은 2021년부터 시작된 증설 경쟁과 중국발 공급과잉, 낮아진 공장 가동률, 그리고 배터리용 전지박과 AI용 회로박의 경제성이 전혀 다르다는 점을 함께 봐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뉴스 제목만 따라가면 “AI 수혜”와 “대규모 적자”가 충돌해 보이지만, 공장과 손익계산서의 시간은 시장 기대보다 훨씬 느리게 움직입니다.
1. 먼저 구분해야 할 것: 동박은 하나의 시장이 아니다
동박은 구리를 머리카락보다 얇은 막으로 만든 소재입니다. 그러나 사용처에 따라 사업의 성격이 크게 달라집니다. 투자자가 가장 먼저 나눠 봐야 하는 것은 배터리 음극 집전체에 쓰이는 전지박과 PCB 기판에 쓰이는 회로박입니다.
| 구분 | 주요 사용처 | 경쟁 요소 | 실적에 중요한 변수 |
|---|---|---|---|
| 배터리용 전지박 | 전기차·ESS 리튬이온배터리 음극 집전체 | 얇은 두께, 인장강도, 연신율, 균일성, 대량생산 수율 | 전기차 생산량, 배터리 고객 가동률, 중국 공급, 공장 가동률 |
| 범용 회로박 | 가전·스마트폰·일반 PCB | 가격, 납기, 표면 품질 | IT 경기, 재고 사이클, 중국 업체 가격 |
| 고사양 회로박 | AI 서버, 네트워크 장비, 반도체 패키지, 고주파 PCB | 초저조도, 저손실, 극박화, 고객 인증 | AI 서버 투자, 고다층 기판 수요, 인증 속도, 제품 믹스 |
최근 “AI 때문에 동박이 뜬다”는 말은 주로 세 번째 시장을 가리킵니다. AI 가속기와 고속 네트워크는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빠르게 주고받아야 하므로, 신호 손실을 줄일 수 있는 저조도·초저조도 동박과 고다층 PCB의 중요성이 커집니다. 반면 국내 업체가 지난 몇 년간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주력 설비는 대부분 전기차 배터리용 전지박입니다. AI용 동박의 호황이 배터리용 전지박 공장의 유휴설비를 즉시 채워주는 구조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AI 서버가 늘면 동박 업체는 다 좋아지는 것 아닌가요?” 이름은 모두 동박이지만 실제 돈을 버는 방식은 다릅니다. 전지박 설비와 AI용 회로박 설비는 고객, 공정, 인증이 달라서 한쪽 호황이 다른 쪽 유휴설비를 곧바로 채워주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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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는 ‘동박 가격’보다 ‘어떤 동박을 얼마나 팔았는가’를 먼저 봅니다.” 같은 매출 증가라도 구리 가격이 올라 숫자만 커진 것인지, 고부가 제품 출하량이 실제로 늘어난 것인지에 따라 의미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2. 2021~2026 동박 산업사: 증설 경쟁에서 AI 기대까지
코로나19 이후 친환경 정책과 전기차 판매가 동시에 가속했습니다.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는 북미·유럽 현지 생산 계획을 쏟아냈고, 소재 업체도 “배터리 공장 옆에 동박 공장이 필요하다”는 논리로 증설에 나섰습니다. SK넥실리스는 말레이시아 거점을 확대했고, 솔루스첨단소재는 헝가리 생산 기반을 키웠으며, 당시 일진머티리얼즈였던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해외 생산 확대를 추진했습니다.
당시 판단 자체가 비합리적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전기차 한 대에 탑재되는 배터리 용량이 커지고, 동박이 얇아질수록 같은 배터리 안에 더 많은 활물질을 넣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시장은 고품질 동박이 장기간 부족할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줬습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과 유럽의 배터리 공급망 육성 정책은 북미·유럽 현지 생산의 가치를 높였습니다. 국내 기업은 말레이시아, 헝가리, 캐나다, 스페인, 미국 등으로 생산 거점을 넓히려 했습니다. 당시 공개된 계획에는 2025~2027년 수십만 톤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가 흔했습니다.
문제는 동박 업체만 증설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중국에서는 배터리 셀,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과 동박까지 거의 모든 밸류체인에서 더 빠른 속도로 설비가 늘었습니다. 수요 전망이 낙관적일수록 각 기업은 시장점유율을 선점하기 위해 계획을 더 크게 잡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미래 수요가 오기 전에 공급능력이 먼저 완성되는 전형적인 소재 산업의 과잉투자 국면이 만들어졌습니다.
글로벌 전기차와 배터리 수요는 계속 증가했습니다. IEA에 따르면 2023년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는 750GWh를 넘어서며 전년 대비 약 40% 늘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동박 업체에 좋은 환경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성장의 중심이 가격 경쟁력이 높은 중국으로 기울었고, 유럽과 북미의 일부 배터리 프로젝트는 고객사 일정 지연과 수요 불확실성에 직면했습니다.
한국 동박 업체는 비중국 공급망과 고품질을 강점으로 내세웠지만, 중국 내 범용 동박 가격 하락은 세계 시장의 기준 가격을 끌어내렸습니다. 신규 해외 공장은 감가상각비와 인건비가 발생하기 시작했는데 판매량은 계획만큼 따라오지 않았습니다. 이 시기부터 “매출 성장보다 가동률”이 더 중요한 지표가 됐습니다.
2024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는 1,700만 대를 넘고 25% 이상 성장했습니다. 전기차 시장 자체가 역성장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유럽 판매가 정체되고 미국 성장률이 둔화했으며,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 계획을 현실화했습니다. 배터리 업체는 이미 쌓인 소재 재고를 줄였고, 동박 발주도 최종 소비보다 더 크게 흔들렸습니다.
소재 산업에서는 수요가 10% 줄 때 이익이 10%만 줄지 않습니다. 공장 가동률이 손익분기점 아래로 떨어지면 톤당 고정비가 급격히 상승합니다. 여기에 신규 공장 초기 수율, 전력비, 물류비, 고객 승인 지연이 겹치면 판매량이 조금 회복해도 영업이익은 쉽게 흑자로 돌아서지 못합니다.
IEA 집계상 2025년 전 세계 전기차 판매는 2,000만 대를 넘어섰고 전체 신차의 약 4분의 1을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배터리 제조능력은 2024년에 이미 3TWh를 넘어 당시 전기차와 ESS 배터리 수요의 약 세 배 수준이었습니다. 배터리 셀 단계에서 공급능력이 넘치면 소재 업체에는 단가 인하와 재고 축소 압력이 전달됩니다.
실제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2025년 연결 기준 6,775억 원의 매출과 1,452억 원의 영업손실을 발표했습니다. 회사는 2026년 기술 중심의 질적 성장과 AI용 고부가 회로박, ESS용 전지박 등으로 제품 구성을 다변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숫자는 전기차 판매 증가만으로 범용 전지박 수익성이 회복되지 않는 현실을 보여줍니다.
AI 서버, 고속 스위치, 반도체 패키지용 기판이 성장하면서 고주파·저손실 회로박 수요가 부각됐습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와 솔루스첨단소재는 AI 관련 고부가 회로박 확대를 공식 전략으로 제시했습니다. 원재료 구리 가격 상승과 고사양 제품의 공급 제약도 가격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요인입니다.
다만 AI용 제품은 전체 동박 시장의 일부이며, 진입에는 고객 인증과 수율 안정화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배터리용 전지박 설비의 과잉능력을 그대로 흡수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2026년은 “동박 산업 전체가 동시에 회복하는 해”라기보다 고부가 제품을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격차가 벌어지는 해에 가깝습니다.
숫자를 따라가다 보면 보이는 불편한 진실
동박 산업을 처음 보면 전기차 판매량, AI 데이터센터 투자, 구리 가격 같은 큰 숫자에 먼저 눈이 갑니다. 그런데 실제 기업 실적을 오래 따라가면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습니다. 그 수요가 어느 공장으로 들어오고, 그 공장이 손익분기점을 넘길 만큼 돌아가느냐입니다.
시장은 늘 미래를 먼저 가격에 반영하지만 공장은 시운전, 고객 승인, 수율 안정화, 재고조정이라는 현실적인 시간을 통과해야 합니다. 그래서 산업 전망이 맞아도 기업의 타이밍은 틀릴 수 있습니다. 2021년의 낙관론이 완전히 틀렸다기보다, 수요가 도착하기 전에 너무 많은 설비가 먼저 지어진 것이 핵심입니다.
이 관점을 잡고 나면 “전기차가 늘었는데 왜 적자지?”라는 질문보다 “어느 공장의 가동률이 올라왔고, 어떤 제품이 이익을 만들기 시작했지?”라는 질문이 먼저 나옵니다.
3. 전기차가 늘어도 동박 기업이 적자인 6가지 이유
① 산업 성장률보다 생산능력이 더 빨리 늘었다
동박 수요가 늘었다는 사실과 공급 부족이라는 결론은 다릅니다. 2021~2022년의 투자 계획은 전기차가 매년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북미·유럽 배터리 공장이 예정대로 가동된다는 전제를 깔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공급 증설이 실제 수요보다 앞서면서 구매자는 선택권을 갖게 됐습니다. 품질 차이가 크지 않은 범용 제품은 가격 경쟁에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② 동박은 가동률이 손익을 좌우하는 장치산업이다
동박 공장은 전해조, 드럼, 표면처리, 슬리팅, 검사 설비에 대규모 자금이 들어갑니다. 공장을 완공한 뒤에는 생산량이 적어도 감가상각비와 인건비, 유지보수비가 계속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동일한 월 고정비를 1만 톤에 나눌 때와 6천 톤에 나눌 때 톤당 원가는 크게 달라집니다. 그래서 판매량 증가가 곧바로 흑자를 의미하지 않고, 일정 수준 이상의 가동률이 유지돼야 영업 레버리지가 작동합니다.
③ 신규 해외 공장은 매출보다 비용이 먼저 잡힌다
해외 공장은 준공 직후 완전가동되지 않습니다. 시운전, 고객 샘플 공급, 품질 승인, 양산 수율 안정화가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원재료와 전력은 투입되지만 정상품 판매량은 제한됩니다. 특히 유럽은 전력비와 인건비 부담이 높고, 말레이시아나 북미도 물류·현지 인력·초기 운영비가 발생합니다. 계획 대비 양산이 6개월만 늦어져도 손익과 현금흐름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합니다.
④ 구리 가격 상승은 매출을 키워도 이익을 보장하지 않는다
동박 판매가격은 일반적으로 원재료 구리 가격과 가공 마진으로 구성됩니다. 구리 가격이 오르면 매출액은 커질 수 있지만, 원재료 가격을 고객 판가에 반영하는 시차가 생기거나 재고평가와 운전자본 부담이 늘 수 있습니다. 같은 매출 증가라도 판매량 증가인지, 구리 가격 전가에 따른 명목 증가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⑤ 배터리 고객의 재고조정은 소재 업체에 더 크게 전달된다
완성차 판매가 둔화하면 완성차 업체는 배터리 주문을 줄이고, 배터리 업체는 셀 생산과 소재 재고를 동시에 조정합니다. 이때 소재 발주는 최종 자동차 판매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전기차 판매가 반등하더라도 고객이 기존 재고를 먼저 소진하면 동박 주문 회복은 뒤늦게 나타납니다. 시장 통계와 기업 분기실적 사이에 시차가 생기는 이유입니다.
⑥ AI용 고부가 동박이 아직 전체 손실을 상쇄할 만큼 크지 않다
AI용 저손실 회로박은 일반 회로박보다 기술 장벽과 수익성이 높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객 인증을 통과해도 초기 물량은 제한적일 수 있고, 회사 전체에서 배터리용 전지박이 차지하는 고정비 부담은 여전히 큽니다. 고부가 제품 매출이 늘었다는 발표보다 그 제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기존 설비와의 호환성, 실제 영업이익 기여도를 확인해야 합니다.
“그럼 적자가 줄기 시작하면 바로 회복으로 봐도 되나요?” 일회성 비용 감소나 구리 가격 효과만으로 손실이 줄 수도 있습니다. 출하량, 가동률, 재고, 영업현금흐름이 함께 좋아지는지까지 봐야 회복의 질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4. AI가 만드는 새로운 동박 수요는 무엇이 다른가
AI 데이터센터의 구리 수요는 전력 케이블, 변압기, 냉각설비, 버스바, PCB 등 여러 영역에서 발생합니다. 이 가운데 동박 업체에 직접 연결되는 부분은 서버 보드와 네트워크 장비, 반도체 패키지용 기판에 들어가는 고사양 회로박입니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빨라질수록 PCB 표면의 미세한 거칠기도 신호 손실에 영향을 줍니다. 동박은 수지와 잘 붙어야 하지만 지나치게 거칠면 고주파 신호가 이동하는 경로가 길어져 손실이 커집니다. 따라서 접착력과 낮은 조도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표면처리 기술이 중요합니다. 제품이 얇아질수록 취급성과 수율 관리도 어려워집니다.
| AI 수요가 주는 기회 | 동시에 확인해야 할 한계 |
|---|---|
| 고다층·고속 PCB 증가로 저손실 회로박 수요 확대 | 광통신 전환이 빨라지면 일부 구리 인터커넥트 수요가 줄 수 있음 |
|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판가와 마진 개선 가능 | 고객 인증과 양산 수율 확보까지 시간이 필요 |
| 전기차 외 수요처가 생겨 사업 변동성 완화 | AI용 회로박 설비가 전지박 유휴설비를 직접 해소하지는 못함 |
| ESS와 데이터센터 백업전원용 배터리 수요 증가 | ESS는 전기차보다 가격 민감도가 높아 범용 제품 경쟁이 심할 수 있음 |
따라서 AI는 동박 산업에 분명한 기회이지만, “구리 수요 증가”와 “동박 기업 흑자전환” 사이에는 여러 단계가 있습니다. 어느 기업이 어떤 고객에게 어떤 규격의 제품을 공급하며, 신규 매출이 기존 적자 사업의 고정비를 얼마나 흡수하는지가 핵심입니다. AI라는 단어가 사업보고서에 등장했다는 이유만으로 실적 개선을 앞당겨 반영해서는 안 됩니다.
5. 국내 동박 기업을 볼 때 확인할 숫자
동박 기업을 비교할 때는 매출액과 수주금액만 보면 부족합니다. 다음 지표를 같은 방향으로 묶어 봐야 실제 회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 ① 판매량: 구리 가격 효과를 제외한 실제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늘었는지 확인합니다.
- ② 가동률: 국내 기존 공장과 신규 해외 공장을 구분해 봅니다.
- ③ 톤당 가공 마진: 원재료 전가인지 고부가 제품 비중 상승인지 구분합니다.
- ④ 신규 공장 수율: 고객 승인과 손익분기점 도달 시점을 확인합니다.
- ⑤ 재고자산·매출채권: 재고와 채권 증가 속도를 함께 봅니다.
- ⑥ 영업현금흐름·CAPEX: 현금 유출이 줄어드는지 확인합니다.
- ⑦ 제품 믹스: AI용 회로박과 초극박 전지박 비중 변화를 확인합니다.
- ⑧ 고객 다변화: 특정 고객 의존도가 낮아지는지 확인합니다.
동박과 2차전지 산업의 연결 구조는 아래 내부 검색에서 이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시와 실적발표에서 바로 써먹는 5분 검산법
1단계. 매출 증가 이유부터 나눕니다
판매량 증가인지, 구리 가격 상승에 따른 판가 상승인지, 환율 효과인지 구분합니다.
2단계. 신규 공장과 기존 공장을 분리합니다
전체 평균 가동률만 보면 어느 공장에서 손실이 발생하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말레이시아·유럽·국내 공장의 양산 단계와 고객 승인 여부를 따로 봅니다.
3단계. 적자 축소가 현금으로 이어졌는지 확인합니다
영업손실이 줄어도 재고자산과 매출채권이 늘면 현금은 더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영업현금흐름과 설비투자액을 함께 확인합니다.
4단계. AI라는 단어를 매출 비중으로 바꿔 읽습니다
“AI용 제품 확대”라는 설명보다 관련 매출 비중, 고객 인증 단계, 양산 시점, 마진 개선 여부가 중요합니다.
5단계. 다음 분기에 확인할 숫자를 한 줄로 적습니다
예: “말레이시아 공장 가동률 상승 여부”, “AI용 회로박 매출 비중”, “재고자산 감소”, “영업현금흐름 개선”. 이렇게 적어두면 기사 제목보다 기업의 실제 변화를 빠르게 따라갈 수 있습니다.
6. 2026년 이후 가능한 세 가지 시나리오
시나리오 A: 전기차·ESS 회복과 구조조정이 동시에 진행된다
가장 긍정적인 경우입니다. 전기차와 ESS 수요가 늘고, 중국과 비중국 지역의 신규 증설 계획이 취소되거나 지연되면서 공급 증가율이 낮아집니다. 국내 업체의 해외 공장 가동률이 상승하고 고부가 제품 비중까지 커지면 고정비 부담이 빠르게 낮아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매출 증가율보다 영업손실 축소 속도가 더 빨라지는 구간이 나타납니다.
시나리오 B: 수요는 성장하지만 가격 경쟁이 계속된다
가장 현실적으로 경계해야 할 경우입니다. 전기차 판매는 늘지만 중국 업체의 공급능력과 원가 경쟁력이 유지되고, 배터리 업체도 가격 인하를 요구합니다. 판매량은 늘어도 톤당 마진이 낮아져 손익분기점 도달이 늦어질 수 있습니다. 이때 기업 간 차이는 기술 홍보가 아니라 실제 고객 인증, 현지 공장 가동률, 재무 여력에서 벌어집니다.
시나리오 C: AI 고부가 시장과 범용 전지박 시장이 완전히 양극화된다
AI용 회로박과 반도체 패키지용 극박 제품은 공급이 제한돼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지만, 범용 전지박은 장기간 공급과잉에 머무는 경우입니다. 같은 회사 안에서도 사업부별 수익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투자자는 “동박 업황 회복”이라는 한 문장보다 어떤 제품이 손익을 개선했는지 세부 내용을 확인해야 합니다.
“결국 AI가 동박 산업을 살린다는 말은 맞나요?” 일부 고부가 회로박에는 맞지만 산업 전체에는 아직 조건부입니다. AI가 새 수요를 만들고 있는 것은 분명해도, 범용 전지박의 공급과잉과 낮은 가동률까지 한꺼번에 해결해주지는 못합니다.
프리
“AI 수혜주라는 이름보다 손익분기점을 넘긴 공장이 있는지를 보겠습니다.” 기대가 숫자로 바뀌는 순간은 기사 제목이 아니라 가동률과 현금흐름에서 먼저 드러납니다.
다음 글에서는 SK넥실리스·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솔루스첨단소재의 생산거점, 가동률, 제품 구성, 현금흐름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해 누가 먼저 흑자전환 조건을 갖출 수 있는지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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